수술 전에는 150cm도 안 되는 굉장히 왜소한 키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키 순으로 줄 서면 항상 1번이었고, 한번도 2번이 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키 때문에 그다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살고 있었는데 문제는 대학생 때부터였습니다.
여기저기 아르바이트 면접을 가면 떨어질 때마다 항상 키 때문에 너무 어려 보여서 떨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얼굴도 많이 동안이어서 성인이 된 후에도 항상 중학생 소리를 듣곤 했는데 키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 조금씩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수술 결심
이래저래 성인이 되고 어느 정도 키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나서부터 키가 크고 싶다고 생각한 차에 어머니가 먼저 저에게 수술에 대한 얘기를 하시고 상담 받아보자고 하셨습니다. 평소 동생보다 작은 저에 대해서 어머니께서 더 신경 쓰시고 스트레스 받아 하셔서 못 이기는 척 같이 고려대학교구로병원에 따라 갔습니다
상담을 받는데 송해룡 교수님이 수술환자를 보여주시며 무섭게 얘기하셔서 어머니께서 겁 먹으셔서 그냥 상담만 받고 왔습니다. 그러고 2년이 지나고 이제 공부하려고 휴학신청을 해놨는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병원 다시 한번 가보지 않겠냐고 하셔서 갔다가 엉겁결에 고민할 새도 없이 수술 날짜를 잡게 되었습니다.
수술 과정
병원에서 키 수술을 하면서 다들 힘들었겠지만 아마 제일 고생한 사람은 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적이 많습니다. 다들 당연히 자신이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다리에 뼈도 잘 생성되지 않고 중간에 다리에 염증이 가득 차서 염증 때문에 수술도 몇 번 더 하고 1년 정도 걸린다는 회복은 2년이 다 된 지금에도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발을 집고 다녀야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 남이 보면 다리가 좀 불편한, 신경을 바짝 써서 걷지 않는다면 아직 절뚝거립니다. 하지만 후회는 안합니다. 이미 수술한 건 지난 일이고, 키는 커서 훨씬 보기 좋아졌고, 성격에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처음 수술대에 들어갈 때는 아무 생각없이 걱정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다 괜찮을거라고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들어갔던 생각이 듭니다. 사실 많이 떨리기도 했는데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그때는 무작정 들어가서 나왔습니다.
첫 수술이었고, 8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술을 해서 나오자마자 너무 추어서 벌벌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원래 수술하면 다 그렇게 힘든 줄 알았는데 나중에 느낀건데 수술 시간이 오래될수록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수술을 하고 나와서는 한 3~4일은 기억이 거의 나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주었던 무통제가 너무 몸에 맞지 않아 계속 게워내고, 무통제를 맞지 않으니까 또 다리가 아파서 너무 고생한 기억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붕대를 풀면서 너무 흉찍해서 얼굴을 찌푸렸던 기억이 납니다. 다리는 원래 굵었는데 무슨 알찬 무마냥 엄청 부어있고 소독약이 여기저기 묻어있고 사실 이것도 사진을 찍어놔서 기억하지 안 그랬음 기억 못했을 겁니다.
그 다음에 4일째에 일어서 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휠체어도 겨우겨우 탔던 생각이 납니다. 일어서는 것도 제대로 안되고 너무 아파서 다리에 힘도 없었던 것 같고 그냥 아파서 몰래 혼자 계속 울었습니다. 그땐 아파서 짜증도 너무 많이 늘고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께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렇게 다리 늘리면서 다들 하는 까치발 수술도 안하고 상태가 참 좋았습니다.
염증
2차 핀 고정수술까지 문제없이 지나가나 싶었더니, 2차 핀 고정수술이 끝나고 1주일인가 되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온몸에서 몸살이 나는 것 같이 몸이 너무 춥고 열이 40도 가까이 오르고 다리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 잠깐 가는 것도 울면서 걸어갈 정도였습니다. 저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긴 했지만, 다들 바쁘고 집에는 항상 저 혼자 있었는데 혼자 지내기에 그렇게 힘든 점은 별로 없었는데 아플 때 아무도 없으니까 어찌 해야할 지 몰라서 한 2~3일을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추우니까 이불 뒤집어 쓰고 지냈는데 알고 보니 그때 제가 병을 더 키운 것이었습니다.
염증이 난 줄 모르고 몸살인 줄로만 알고 염증을 더 번지게 했습니다. 아예 다리가 조금 움직이기만 해도 너무 아파서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병원에서 교수님이 보자마자 살을 째고 고름을 막 짜내셨습니다. 이때 정말 기절하고 싶었습니다. 3일 동안 아파서 먹지도 못하고 거의 빈속이었기 때문에 홍시 하나를 먹었는데 바로 수술해야 하는데 홍시를 먹어서 바로 수술을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벌벌 떨면서 아픈거 꾹 참고 밤이 되서야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술방에서 나올 때 다리에는 식염수로 염증을 씻어내기 위한 호수가 4개 꼽혀서 나왔습니다. 계속 식염수로 염증을 씻어내고 했습니다. 독한 항생제를 맞고 그러는데도 염증이 내렸다가 다시 올라가고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렇게 호수를 연결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침대에서 2주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퇴원을 했는데, 다시 염증 증상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부랴부랴 이번에는 이불을 꽁꽁 싸매지 않고 바로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교수님이 내고정 때문에 자꾸 염증이 생기는 것 같다고 내고정을 제거하자고 하셨습니다. 내고정을 제거하면 기간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제거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제거를 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내고정 핀 안에 고름이 가득차 있었다고 했습니다. 처음부터 제거했으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9개월째 정도 되었을 때 염증났던 다리 말고 다른 다리의 외고정을 제거했습니다. 내고정을 제거한 다리는 아직 약해서 외고정을 제거할 수 없다 하셨습니다.
재수술
그리고 1년 정도 되었을 때 저도 이제 학교 복학을 해야했기 때문에 나머지 외고정을 제거했습니다. 외고정 제거하고 보조기를 신고 걷는데 도중에 내고정이 없어서 그런가 뼈가 휘어져 버렸습니다. 보기에도 많이 휘어져서 이걸 어쩌지 하고 너무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하니까 뼈가 중간에서 완전 어긋나져 버렸습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다 싶어서 교수님께 재수술 하고 싶다고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원래 일리자로프라는 게 휜다리 교정수술도 되는 거니까 큰마음 먹고 재수술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러자고 하셔서 재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른쪽에만 일리자로프를 하고 있으니까 양쪽이 걷는게 달라서 골반이 조금 아프긴 했습니다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재수술 하고는 자잘한 염증이 자주 있어서 항생제를 조금 먹긴 했지만 다행히도 그렇게 큰 염증은 없었습니다.
2개월 정도 걸릴거라고 생각했지만 뼈가 잘 생기질 않아서 도중에 인공뼈와 내 피를 섞어넣는 것도 했습니다. 인공뼈를 넣는거라 처음엔 좀 걱정을 했지만 효과가 너무 좋아서 인공뼈를 넣고 나서는 뼈가 금방 생겼습니다. 4개월 만에 외고정을 풀고 처음에는 걸음이 잘 걸어지지 않아 또 한참 고민했었지만, 열심히 운동하니까 지금은 외고정을 제거한 지 한 2~3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이제는 심하게 절뚝거리지도 않고 걷습니다.
재수술하고 너무 지쳐서 운동을 잘 안했더니 무릎이 잘 안 펴져서 뒤늦게 동네병원에 물리치료를 하러 다녔는데 물리치료를 다니니까 금세 호전되는게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때 고생할 때는 너무 힘들고 후회할 뻔도 했지만, 원래 성격이 후회는 하지 말자 주의라서 지금은 만족합니다. 키도 많이 커졌고 키는 9센티미터 정도 늘려서 이제 160cm가 다 되어가는데 이렇게 많이 크면 사람들이 다 알지 않을까 했는데 내가 먼저 얘기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키가 얼마나 컸는지, 그냥 키가 컸나? 하고 생각할 뿐인 것 같습니다. 남들 눈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제 생각에는 자기만족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힘든 일 다 지나가고 나니까 이제는 밖에도 잘 돌아다니고 나보다 작은 사람이 이전보다 많이 눈에 띄니까 만족합니다. 과거로 다시 돌아가서 수술 다시 할거냐고 물어본다면 다시 할 것이지만 염증관리는 잘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