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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8월 한국저신장장애인연합회(ALPK) 하계캠프에 참석한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의 후기 입니다.]
무더운 광복절 금요일. 방학이라 늦잠 자는 것이 버릇이 되어 3시간 남짓 잠을 잤지만 운전대를 잡고 태안반도로 향했다. 저신장환우를 위한 캠프로 가는 길은 덥고 밀렸다. 많이 자지 못해 졸렸지만 다른 학우 2명이 뒤에 타고 있었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운전을 했다. 무려 4시간 30분이 지난 후 서산에 도착했고, 점심을 먹고 한명의 학우를 더 태운 후 한국저신장장애인연합회(ALPK) 제 14차 하계캠프가 열리는 에벤에셀펜션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모두 갯벌체험에 나가있었다. 인사를 드린 후 갯벌에서 돌아오는 중에 교수님께서 LPK의 주요 어르신들을 소개 시켜주셨고, 철학과를 졸업 하신 선배님께 LPK의 역사를 듣게 되었다. 송해룡 교수님께서 Achondroplasia를 앓고 있는 환우들의 모임을 제안하시고 계속 끌고 오신 것을 듣고, 교수님께서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시 여기시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앞으로 내가 의사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질환 특성상 사회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LPK 모임을 통해서 사회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결혼 및 진학문제도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바람직하다고 생각됐다. 자주 열리는 모임은 아니지만 이 모임이야말로 진정 환우들을 위한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있지 않아서 환우들이 그동안 궁금했지만 외래진료 시간에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들을 교수님들께 직접 여쭤보고 답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교수님들께서 직접 Achondroplasia 질환의 기본적인 발생원인 부터 질환을 갖는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을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설명이 끝나면 질의응답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세미나를 들으면서,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는동안 어떤 교수님께서 쓰신 칼럼을 읽었던 것이 생각났다. 칼럼의 주제는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인 ‘라포르(rapport)’가 우리나라에서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의료제도상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단순한 손님과 주인의 관계가 되기 쉽다고 많은 글에서 읽었다. 하지만 의학세미나는 환자와 의사의 라포르를 강하게 해주는 장치가 된다고 생각했다.
세미나 후에 저녁을 먹고 장기자랑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 환우들이 평소 사회에서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어도 장기자랑과 같은 기회로 자신감을 얻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장기자랑이 끝난 후 어르신들과의 술자리에서 늦게까지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50, 60년대 얘기부터 다른 많은 얘기를 해주셨지만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환자의 입장에서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몇 가지 덕목이었다. 의과대학에서 공부하다가 졸업하고 의사가 되면 의사의 입장에서만 편중된 사고를 가질 수도 있지만 직접 환우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환자들의 입장을 듣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환우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봉사자들이 미리 배치가 되어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모임에서는 봉사자로 참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나는 어떤 의사가 될 것인가?’ 라는 끝나지 않은 질문에 대한 몇 가지 해답을 이번 캠프를 통해 얻을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